동문 동정






[동문 칼럼] AI가 답하는 시대, 교육은 무엇을 질문해야 하는가

2026-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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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답하는 시대, 교육은 무엇을 질문해야 하는가 ― ‘유라시아 컨벤션 부산 2026’을 다녀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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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미경 단국대학교 취창업지원처 초빙교수가 2026년 8월 3일 롯데호텔 부산에서 열린 ‘유라시아 컨벤션 부산 2026’ 행사장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번 행사는 8월 3일부터 4일까지 진행됐다.



2026년 8월 3일부터 4일까지 롯데호텔 부산 크리스탈볼룸에서 열린 ‘유라시아 컨벤션 부산 2026’에 참석했다. 34개국 357개 대학에서 총장·부총장·교수와 교육 관계자 등 약 600명이 참여한 이번 행사는 ‘혼돈의 시대 교육의 역할’을 화두로 세계 교육이 어디를 향해야 하는지를 함께 고민하는 자리였다.


인공지능(AI)은 우리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일과 교육의 방식을 바꾸고 있다. 글을 쓰고 정보를 분석하며 이미지를 만들고, 복잡한 질문에도 순식간에 답한다. 대학 교육과 취업·채용의 현장 역시 이 거대한 변화에서 예외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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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와세다대학교 마사히코 겐마(Masahiko Gemma) 부총장이 2026년 8월 3일 롯데호텔 부산에서 열린 ‘유라시아 컨벤션 부산 2026’에서 발표하고 있다.




컨벤션의 여러 발표와 논의를 접하면서 내 머릿속에는 한 가지 질문이 계속 남았다.


“AI가 인간보다 더 빠르게 답을 내놓는 시대에 우리는 학생들에게 무엇을 가르쳐야 하는가.”


대학에서 학생들의 진로와 취업을 가르치고 상담하는 나에게 이 질문은 매우 현실적이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학생들은 기업정보를 찾고 자기소개서를 작성하며 면접을 준비하기 위해 상당한 시간과 노력을 들였다. 이제 생성형 AI는 몇 번의 질문만으로 기업을 분석하고 자기소개서 초안을 작성하며 예상 면접 질문과 답변까지 만들어낸다.


그렇다면 AI가 점점 더 많은 일을 대신하는 시대에 인간에게 필요한 역량은 무엇일까.


나는 이번 컨벤션을 통해 그 답 가운데 하나를 ‘공감’에서 다시 확인했다.


여기서 말하는 공감은 단순한 친절이나 위로가 아니다. 다른 사람의 입장과 맥락을 이해하고, 서로 다른 가치와 이해관계를 조정하며, 자신의 판단과 행동이 타인과 공동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생각하는 능력이다.


AI는 이미 인간의 언어를 놀라울 정도로 정교하게 구현한다. 때로는 인간보다 더 친절하고 공감적으로 보이는 답을 제시하기도 한다. 따라서 ‘AI는 공감하지 못하고 인간만 공감할 수 있다’는 단순한 구분만으로 미래 교육의 방향을 설명하기에는 부족하다.


더 중요한 것은 판단과 책임이다.


AI가 수많은 가능성과 답을 제시하더라도 그 가운데 무엇을 선택할 것인지, 그 선택이 다른 사람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판단하고 그 결과에 책임지는 주체는 결국 인간이다. 그리고 그 판단이 자기 자신만이 아니라 타인과 공동체를 고려하도록 만드는 중요한 기반 가운데 하나가 공감이다.


따라서 AI 시대의 교육은 단순히 기술을 능숙하게 사용하는 방법을 가르치는 데 머물러서는 안 된다. 무엇을 질문할 것인지, AI가 제시한 답을 어떤 기준으로 검증할 것인지, 그리고 자신의 지식과 기술을 누구를 위해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를 함께 가르쳐야 한다.


취업교육 역시 달라져야 한다. 자기소개서를 잘 쓰는 기술이나 면접의 모범답안을 만드는 방법만으로 미래 노동시장을 준비하기는 어렵다. 자신의 경험을 스스로 해석하고, 상대방의 관점에서 문제를 바라보며, 서로 다른 사람들과 협업하고 갈등을 조정하는 역량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앞으로 기업과 공공기관의 채용에서 던지는 질문 역시 ‘AI를 사용할 수 있는가’에 머물지 않을 것이다. ‘AI를 활용해 어떤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가’, ‘그 과정에서 사람들과 어떻게 협업할 것인가’, ‘AI가 제시한 결과를 어떻게 판단하고 그 판단에 어떻게 책임질 것인가’가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결국 미래의 경쟁력은 AI와 인간 가운데 누가 더 뛰어난가를 겨루는 데 있지 않다. AI가 잘하는 일을 활용하면서 인간이 해야 할 판단과 책임, 그리고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어떻게 만들어갈 것인가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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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기영 ‘유라시아 컨벤션 부산 2026’ 조직위원장(부산외국어대학교 교수·제9대 총장), 김미경 단국대학교 취창업지원처 초빙교수, 권오경 부산외국어대학교 부총장이 2026년 8월 3일 롯데호텔 부산에서 열린 ‘유라시아 컨벤션 부산 2026’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왼쪽부터).




이번 컨벤션에는 34개국 357여 개 대학의 교육 관계자들이 모였다. 국적과 언어, 문화와 교육환경은 달랐지만 미래세대를 어떻게 교육할 것인가라는 질문 앞에서는 결국 같은 고민을 하고 있었다.


그 현장에서 나는 교육의 역할을 다시 생각하게 됐다.


기술이 인간의 일을 대신하는 영역이 넓어질수록 교육은 인간에게 남겨진 역할이 무엇인지를 더욱 분명하게 가르쳐야 한다. 무엇을 많이 알고 있는 사람보다 올바른 질문을 할 수 있는 사람, 정답을 빠르게 찾아내는 사람보다 그 답을 검증하고 판단할 수 있는 사람, 자신의 능력만 뛰어난 사람보다 타인을 이해하고 서로 다른 사람과 함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을 길러내야 한다.


AI가 더 빠르고 정교한 답을 내놓는 시대가 왔다. 그렇다면 교육의 역할도 정답을 많이 아는 사람을 만드는 데 머물 수 없다. 무엇을 질문해야 하는지, 그 답이 누구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판단하고, 자신의 선택에 책임질 수 있는 사람을 길러야 한다. 그리고 그 판단이 타인을 향할 수 있게 하는 힘 가운데 하나가 바로 공감이다.


AI는 세상을 빠르게 바꾸고 있다. 그러나 그 변화의 방향까지 AI가 결정하는 것은 아니다.


AI가 답하는 시대일수록 인간에게 필요한 것은 더 좋은 질문이다. 그리고 교육은 그 질문을 할 수 있는 사람을 길러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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